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동물의 정형행동(定型行動)은 무엇일까?

by 호맛 2024. 9. 29.
반응형

 한국에서 태어난 푸바오가 지난 4월 3일 중국으로 떠났습니다.

 해외에서 태어난 팬더는 번식을 위해 만 4세가 되었을 때 중국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중국과의 팬더 대여 계약서 상의 문구 때문입니다.

(중국인들이 '귀국'를 환영한다는 팻말을 들고 있던데 원래 한국 태생인데 귀국이라니.. 어이없을 무..)

 

 그런데 송환된 다음날인 4월 4일에 찍힌 CCTV에서 푸바오가 앞구르기를 무한반복하는 영상이 포착되었습니다.

 앞구르기 할 때마다 할부지가 잘한다고 쓰다듬어 줬던게 생각났건 거겠죠.. 불쌍한 푸바오..

 하지만 단순히 그리움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위험한 행동으로 보이는데요,

 저것은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보이는 '정형행동'으로 의심되기 때문입니다.

 정형행동은 왜 위험할까요?


'정형행동'의 뜻

 먼저 '정형행동'의 뜻을 알아보겠습니다.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특히 좁은 우리에 갇혀있거나 사람들이 괴롭히거나 하면 똑같은 행동을 하루종일 반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안을 하루종일 뱅글뱅글 돌거나, 고개를 하루종일 끄덕끄덕하거나, 자신의 털이나 조류의 경우 깃털을 하루종일 뽑는다거나 하는 행동이죠.

 이러한 행동을 정형행동(定型行動)이라고 합니다.

 정할 정(定), 거푸집(틀) 형(型) 자를 써서 '정해진 똑같은 행동'을 끝없이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형행동의 사례

 SBS 동물농장 프로그램에서 동물들의 정형행동 사례를 종종 방영하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에 방송된 SBS 동물농장에서 좁은 실내 동물 체험관에 갇혀 있었던 사자 '바람이'가 가장 심각했던 사례였습니다.

 밀림의 왕자 사자가 무려 20년간 하늘도 보지 못하고 흙도 밟아보지 못한 채 실내 우리에 갇혀 살았다고 합니다.

 스트레스를 받은 바람이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으로 밥도 먹지 않고 우리를 하루종일 뱅글뱅글 돌아서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죠.

 동물 구호단체에서 설득 끝에 바람이를 동물 체험관 소유주에게서 소유권을 넘겨받아 충북 청주의 한 동물원에 방사할 수 있었습니다.

 20년 만에 바깥 공기를 마시고 흙을 밟은 바람이.

 언제 그랬냐는 듯 정형행동을 멈추고 먹이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났던 기억이 나네요.


정형행동이 위험한 이유

 그렇다면 같은 행동을 하도록 내버려 두면 되지 않을까요?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만 아니면 말이죠.

 하지만 정형행동은 반드시 중단시켜야 할 위험한 행동입니다.

 왜냐하면 장시간의 정형행동은 결국 죽음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보통 정형행동을 보이는 동물은 먹이를 제대로 먹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사람도 근심걱정이 있을 때 입맛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주유를 하지 않은 채 차를 계속 달리면 결국 연료가 떨어져 멈추듯이, 먹이를 먹지 않고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 결국 생체활동이 정지됩니다.

 즉 죽음에 이른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정형행동을 보이는 동물은 너무 스트레스를 받은 나머지 본인의 생체 활동이 점점 저하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고 하네요.

 

 도살장에 있는 동물들도 정형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동료들의 죽음을 보며 자신도 곧 죽을 것이라는 공포에 의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입니다.

 지능이 낮은 동물이 자신이 자신이 곧 죽임을 당한다는 것을 알까?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물론 동물의 지능으로는 죽음이 어떤 상태인지, 어떤 의미인지 알지는 못할겁니다.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고활동이니까요.

 하지만 동물들은 인간에게서 이미 오래전에 퇴화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동물적인 감각입니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본인에게 닥쳐오는 상황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이죠.

 동물이 아무것도 모른다고 착각하지 마세요.

 인간이 알지 못하는 것까지 알 수 있는 것이 동물입니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는 곧 살아있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동물을 학대하거나 죽인 사람을 처벌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죠.

 동물을 해치는 사람은 사람도 해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물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은 사람도 존중하지 않습니다.

 

 동물도 인간과 같이 감정이 있는 생명체입니다.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교감하며 부당한 일을 당하여 죽음에 이르지 않도록 돌봐야 겠습니다.

반응형